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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릉 커피도시 만든 장본인…김용덕 테라로사 대표

강릉문화재단 | 조회 158 | 작성일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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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테라로사 대표가 지난 8일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맨 위 부터),

강릉커피축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 집무실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해 온 수만권의 책이 가득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깨어 있는 삶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했다. 강릉=권태명기자



[피플&스토리]“10여년 전 커피의 신맛에 눈뜨고 충격…그날 밤 한숨도 못 잤다”

강릉이 `커피'로 유명해진 것은 2002년 무렵이었다. 이른바 `커피전문가'들이 하나둘씩 강릉으로 모여들었고, 이들이 고유브랜드의 커피점을 강릉 바닷가 쪽에 열면서 `핫플레이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들 중 대표주자가 테라로사의 김용덕 대표다.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테라로사 커피공장을 만들면서 그 역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올 10월3일부터 6일까지 강릉아레나 일원에서 열리는 강릉커피축제 준비에 한창 바쁜 그를 지난 8일 학산 테라로사 공장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외환위기 때 21년간 근무한 은행원 그만두고 커피사업가 변신한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
레스토랑·카페하며 커피에 관심…제품명에는 '메이드 인 강릉'

직접 해외 돌며 연 600톤 원두 수입…좋은 원두 써야 고객 인정
지금 테라로사는 구멍가게 불과 직원 자녀까지 책임지고 싶어
10월3~6일 강릉커피축제…커피 맛 눈뜨고 우아한 행복 느꼈으면


■강릉을 커피도시로 만든 장본인으로 꼽히는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

“하하. 아니다. 강릉은 고향이기 때문에 왔던 것이고 그때 제가 관심있으면서 자신 있었던 커피공장을 우연히 만들게 된 것이지, 처음부터 거창하게 강릉을 커피도시로 키우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이후에 많은 커피전문가가 모이면서 “강릉에 가면 다양한 커피 맛을 체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난 것이 지금의 커피도시 강릉을 있게 했다. 많은 분께서 테라로사를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커피전문가가 됐다고 들었다.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원으로 21년간에 생활하다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에 은행을 그만두고 나왔다. 그 후 1년 정도 여행을 다녔고 1999년부터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99년부터 2001년까지 강릉과 속초에서 작은 레스토랑과 카페 등을 경영하면서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커피와 관련된 서적들을 탐닉했고 그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됐다. 해외에도 여러 차례 다녀왔다. 그러다 `내 커피'를 만들어 보겠다는 결심이 서면서 2002년 강릉 학산에 커피공장을 마련했다.”

■서울이 아니라 강릉에 커피점을 세운 이유가 궁금하다

“은행을 다닐 때 학산에 사둔 땅이 있어서 그곳을 활용할 생각을 했다. 또 제 스스로가 강릉과 강원도에 대한 애착이 컸다. 지금도 제품명을 쓸때 `메이드 인 강릉'으로 쓰고 있다. 지금은 강릉이 커피도시로 유명해졌지만 저는 그렇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사업을 계속 했을 것이다.”

■커피를 배우는 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알고 있다

“은행을 퇴직하고 나서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하는 동안 소위 국내에서 커피로 유명하다는 곳은 거의 다 다녔다. 해외도 다녔고, 책과 외국원서도 닥치는 대로 구해서 봤다. 그러는 동안 생산활동이 안 되니 생활이 많이 힘들었다. 또 커피를 만들면서도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저는 그 과정이 눈을 뜨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눈을 뜬다는 의미가 무엇인가

“스스로가 자기가 똑똑하다고 믿거나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영업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그랬다. 그러나 커피를 주제로 자영업을 한다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뒷받침이 돼야 하고 맛과 실내디자인 등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맞아떨어져야 했다. 이런 것들을 깨닫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제가 어렵게 지내던 그 기간에 그런 것들을 배웠다. 지금 생각하면 고맙고 감사한 시기다.”

■`테라로사'는 이제 국내 대표 커피브랜드가 됐다. 테라로사로 이름을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테라로사(TERAROSA)는 포르투칼어로 `붉은 땅'이라는 뜻을 가졌다. 브라질에서는 `희망이 있는 땅'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무엇인가 희망이 있다는 것을 상징하고 싶었다.”

■테라로사 커피는 신맛으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커피맛은 쓴데 어떻게 이 신맛을 찾았나

“눈을 뜬 것이다. 2007년 시카고의 인텔리젠시아를 찾아갔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 회사의 커피숍을 찾아가 커피를 마셨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충격을 받았다. 커피 고유의 쓴맛과 신맛이 오묘하게 섞여 입 안을 돌아다니는데, 등이 오싹할 정도의 위기감을 느꼈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호텔에서 한숨도 못 잤다.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전 세계를 다니며 커피 맛을 배우고 느끼고 찾은 것이 현재 테라로사의 커피 맛이다.”

■커피 원두도 직접 해외를 돌면서 구입해 온다고 들었다

“네슬레는 이미 100년 전부터 농업학자를 아프리카 현지에 파견해 커피를 키웠다. 저도 전 세계 커피공장을 수백 곳을 다녔다. 지금은 15개국에서 연간 600톤 정도를 수입한다. 콜롬비아, 브라질, 볼리비아를 비롯해 남미에서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아프리카에서는 에티오피아, 케냐, 부룬디 등이 수입처다. 모든 곳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구입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는 거의 없다. 좋은 원두를 써야 고객들도 인정한다. 앞으로도 이런 방침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앞으로 어떻게 테라로사를 키울 생각인가

“현재 테라로사의 직원은 아르바이트생까지 합해 300명 정도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눈앞에 떨어진 작은 이익에 좌우되는 삶이 아닌 10년 뒤, 20년 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직원들이 사회적으로 먹고살 만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주거환경 정리, 직원들의 교육은 물론 자녀들의 교육 문제까지 해결해주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아직 우리는 작은 구멍가게에 불과하다.”

■강릉커피축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올해 행사 계획은 세워졌나

“커피와 디자인, 문화를 포함한 지역의 문화가 우아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커피축제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우아하다는 것은 억지로 힘쓰지 않아도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을 말한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선도적으로 커피산업을 이끌고 있는 리브레, 빈브라더스, 부산의 모모스, 대구의 커피명가, 배용준씨가 창립한 센터커피 등 전국 유명 커피업체들을 유치했고 강릉의 커피숍들과 나란히 배치해 모든 커피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강원도민들께도 홍보를 한다면

“우리나라의 커피셀럽들인 전현무, 허영만, 이해성 아나운서 등이 강릉커피축제를 홍보해주기 위해 나섰다. 또 한국인 최초로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WBC)에서 우승한 전주연 바리스타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 모든 것이 커피 마니아들에게는 굉장히 관심을 끌만한 내용들이다. 참가자는 물론 시민 모두 강릉커피축제에 와서 우아한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커피의 맛에도 눈을 뜨기도 바란다. 그래서 그리움을 느끼고 내년 커피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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